모두가 한가람 미술관에서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를 외칠 때
잠시 옆으로 고개를 돌려
한국 - 헝가리 수교 33주년 기념 전시인
빅토르 바자렐리 : 반응하는 눈을 보고 왔습니다.
옵아트의 아버지격인 그의 단순 추상놀이가 아닌
미술사 흐름에서 그가 영감을 받은 아이디어와
화풍 변화 스토리텔링이 잘 되어 있는 좋은 전시였습니다.
겨울 파리에 대한 추억이 한가득이지만
미셸 들루크루아 전시는 사람도 정말 많고
예매를 하지 않아도 옆에서 작품 일부를 볼 수 있어서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파리에서의 추억을 뒤로
언젠가 이 전시도 보러올 수 있기를 기대하며
빅토르 바자렐리 전시로 넘어갑니다.
Victor Vasarely : The Responsive Eye
전시는 빅토르 바자렐리의 화풍이
시간에 따라 어떤 것에 영향을 받아서 변하는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됩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네이버 VIBE를 활용한
AI 보이스 도슨트를 써 보았는데
내용이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추천합니다. (무료)
흔히 다빈치가 기존의 원근법을 보완하여
그림 속에서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렸다고 하는데
빅토르 바자렐리는 조형 알파벳이라는 개념과
옵아트, 기하학적 추상을 통해
우리 눈을 속이고자 합니다.
2차원의 도형들을 특정한 방식으로 배열하면
관찰자가 3차원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눈속임
그리고 이에 대한 그의 아이디어 연구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인상 깊은 점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작품을 설계한다는 점입니다.
이후에 나올 작품들을 보며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고 본다면
또다른 감상평을 가지게 될 것 같네요.
옵아트는(Optical Art) 기하학적인 형태들을
적절한 색채관계를 사용하여 눈속임을 하는
과학적 예술에 속하는 구상주의적 추상입니다.
또한 리히텐슈타인과 앤디워홀로 대표되는 팝아트의
상업주의와 상징성에 반하여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조금 지적이고 차가운 느낌을 주고
감정 및 정서를 배제하는 과학에 가까운 느낌을 주어
일반 대중보다는 디자인계와 패션계에
더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빅토르 바자렐리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옵아트로 넘어가는 과정의 작품인데
감정과 정서가 뚜렷하지 않은 차가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전시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
다양한 색채를 썼지만 차갑고 지적이게 다가오며
다각형들의 반복으로 네 개의 구처럼 눈속임을 합니다.
공대생 눈에는 다 이런게 멋져 보이는 것일까요?
과학과도 같은 그림이 주는 매력에도 빠져봅니다.
저는 주말 점심 먹고 전시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많이 없고 큰 작품들이 주는 개방감에
쾌적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작정하고 눈을 속이려면
이정도 비율로 조형들을 조합해서
작품을 만들수도 있습니다.
중간에 빅토르 바자렐리의 생각과 옵아트에 대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술과 과학의 작업 방식의 차이,
아이디어의 임팩트 등 정말 좋은 메세지를 줍니다.
"
지금 예술가인 당신이 해야되는 것은
그 시대 화풍의 작품을 찍어내는 것이 아닌
새로운 화풍과 시대의 흐름에 이름을 남기는 것
"
예술 분야가 아니더라도 영감을 줄 수 있는
메세지를 담고 있어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옵아트라는 다소 생소한 추상미술을
백여 점의 작품들로 시간 순서대로 볼 수 있어서
관심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옆 미셸 들루크루아 전시 보기 전후로 같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24.04.21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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